30개월 / THE LAST DEPENDENCY
PART 29
자료 0467 – 0484
0467
표준 모터 생산 대장
Day 752 17:00
모터 생산 (월별)
| 25개월차 | 180 |
| 26개월차 | 240 |
| 27개월차 | 310 |
| 다음 달 계획 | 340 |
0468
베어링 재생 대장
Day 755 17:00
베어링 재생 (월별)
| 25개월차 | 420 |
| 26개월차 | 510 |
| 27개월차 | 585 |
| 재생 불가 반출 | 분기 74 |
0469
1차 채굴 제한 재개 공고
Day 758 09:00
1차 채굴 제한 재개
1. 광구 2곳의 채굴을 제한 재개한다.
2. 갱내 안전 점검을 격주로 시행한다.
3. 출광량은 월별로 공표한다.
0470
도시광산 회수 물량 대장
Day 762 17:00
회수 물량 (분기별)
| 세 분기 전 | 1,240 t |
| 두 분기 전 | 1,080 t |
| 지난 분기 | 870 t |
0471
인터뷰
Day 765
증언대상 Day 765 11:00
—
다시 배차 일을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오미영
아침에 표 두 장 짜. 회수 노선 하나, 부품 노선 하나. 짜고 나서 나도 한 탕 뛰고. 몸이 근질거려서 표만 짜고는 못 앉아 있어.
—
예전에 하시던 일과 같은 일입니까.
오미영
같은 일인데 다른 세상이지. 예전엔 내 회사 차 여섯 대 굴렸고, 지금은 공영 배차장 표를 짜는 거고. 회사를 다시 하냐고? 아니. 그건 그 세상 물건이야. 그 세상은 갔어.
—
아쉽지 않으십니까.
오미영
아쉬운 거 하나는 있어. 우리 기사들. 그 사람들하고 다시 일 못 하는 거. 회사는 종이인데 사람은 종이가 아니거든. 근데 그중 둘은 지금 이 배차장에서 뛰어. 그럼 반은 다시 하는 거지.
—
두 분과는 어떻게 다시 만나셨습니까.
오미영
배차장 왔더니 있더라고. 서로 보고 아무 말 안 했어. 내가 표 짜는 자리 앉으니까 하나가 그래. 사장님 표면 눈 감고 뛴다고. 사장 아니라니까 그러네, 했는데 뭐, 듣기 싫진 않았어.
—
요즘 차들은 어떻습니까.
오미영
새로 나온 트럭 몰아 봤는데, 얘가 느려. 근데 정직해. 오르막에서 힘든 만큼 소리를 내. 옛날 차들은 아픈 걸 숨기다 한 번에 죽었는데, 얘는 아프면 바로 알려 줘. 나는 정직한 애들이 좋아.
—
배차 일은 예전과 어떻게 다릅니까.
오미영
표 짜는 법은 똑같아. 차 상태 보고, 기사 상태 보고, 길 상태 보고. 그 셋이면 표는 나와. 다른 건 하나야. 예전엔 벌려고 짰고, 지금은 돌리려고 짜. 버는 표는 빡빡하게 짜고, 돌리는 표는 여유를 넣어 짜. 예비 한 대 비워 두는 거, 예전 나 같으면 미쳤다고 했을 거야. 지금은 그 빈 칸부터 채워 놓고 시작해.
—
그 빈 칸은 왜 둡니까.
오미영
몰라. 규정이래. 근데 나는 규정 좋아. 좋은 규정은 누가 비싸게 배운 거를 싸게 물려주는 거거든. 저 빈 칸 누가 배웠는지 몰라도, 배운 값 톡톡히 치렀을 거야. 나는 거저 받는 거고.
—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이 있습니까.
오미영
없는데. 아, 하나. 그때 내 트레일러, 양수장에서 돈다는 애. 지나갈 일 있어서 들렀어. 소리 들어 보니까 잘 돌더라. 그 얘기 하려고. 끝.
0472
배차 편성 대장 · 발췌
Day 768 08:00
일일 편성 (발췌)
| 회수 노선 | 6대 · 격주 4대 전환 예정 |
| 부품 노선 | 9대 |
| 예비 | 1대 (고정 공란) |
| 결행 | — |
0473
개인 음성기록
Day 771 10:30
(녹음 시작. 실외. 뱃고동 멀리)
윤재경
같은 계선주 앞이다. 밧줄이 감겨 있다. 사진 한 장.
윤재경
팔레트 자리가 비어 있다. 지난번엔 저기 팔레트가 쌓여 있었다. 쌓인 것이 없어진 게 아니라, 쌓일 틈 없이 돌고 있는 것이라고 하역 사람이 알려 줬다. 비어 있는 것에도 두 종류가 있다.
윤재경
크레인 두 대 중 한 대가 움직이고 있다. 중형선이 접안해 있고, 컨테이너가 내려온다. 눈은 없다. 바람에서 봄 냄새가 난다.
윤재경
처음 여기 섰을 때 무엇을 찍었는지 기억한다. 떠나는 배였다. 오늘 찍은 것은 들어온 배다. 그 차이를 적어 두는 것으로 오늘 기록을 마친다.
윤재경
하나 더. 난간 페인트가 새로 칠해져 있다. 회색 위에 회색이라 자세히 봐야 안다. 누군가 이 난간을 계속 쓸 물건으로 여겼다는 뜻이다. 계속 쓸 물건에만 페인트를 칠한다.
(녹음 종료)

0474
수리 셀 복제 조립 현장 녹취
Day 774 14:00
00:33:20
파일 손상 · 복구 가능 06:10~21:45
파일 손상 · 복구 가능 06:10~21:45
(복구 구간 시작. 조립장. 공구 소리)
조립 1
프레임 수평 확인.
조립 2
수평 확인. 볼트 체결 순서, 도면 그대로.
조립 1
그대로. 대각선 순서. 반 바퀴씩.
(체결 소리)
조립 3
여기 배선 색이 도면하고 다른데요.
조립 1
다르면 멈춰. 맞춰 보고 간다. …도면 개정판이네. 우리 게 구판이야. 개정판 기준으로 간다. 메모해 둬, 다음 셀은 개정판 받자고.
조립 2
메모했습니다.
조립 1
좋아. 전원 넣기 전에 다 같이 한 번 더 본다. 처음 여는 거니까.
(잠시 무음. 발소리)
조립 3
다 봤습니다. 이상 없습니다.
조립 1
넣는다. 셋, 둘, 하나.
(릴레이 붙는 소리. 낮은 기동음)
조립 2
돌아갑니다. …돌아가네요.
조립 1
담담하게 해. 표에 기록부터. 기동 시각 열네 시 이십일 분.
(복구 구간 종료)
0475
인터뷰
Day 778
증언대상 Day 778 15:00
—
교실을 맡으신 지 얼마나 되셨습니까.
정혜원
반년 좀 넘었지예. 여섯 기수 냈습니다. 백사십한 명. 숫자는 대장에 있고, 지는 얼굴로 셉니다. 얼굴이 백사십하나라예.
—
무엇을 가르치십니까.
정혜원
반응기 조작요. 지가 배운 그거. 근데 지 배울 때하고는 딴판입니다. 지 배울 때는 배우다 죽는 줄 알았는데, 요새 애들은 안 죽고 배웁니다. 교재 있지, 모형 있지, 틀려도 되는 연습기 있지. 틀려도 되는 데서 배우는 거, 그거 하나 만든 거라예, 우리가.
—
가르치면서 어떠십니까.
정혜원
첫 기수 때는 밤에 잠이 안 왔습니다. 지가 뭘 잘못 갈치면 저 아이들이 현장에서 다칠 거 아입니까. 요새는 잡니다. 애들이 지보다 나아지는 거를 봤거든예. 3기에 하나가 지한테 그랬습니다. 선생님 방식보다 이게 빠른데예, 하고 지 앞에서 딴 방법을 보여 줍디다. 맞더라고예. 그날 집에 가면서 웃음이 나서 혼났습니다.
—
집의 두 분은 어떠십니까.
정혜원
아버지는 그대롭니다. 화요일마다 약 오고예. 할머니는 작년부터 지를 선생이라고 부릅니다. 정 선생 왔나, 하고예. 손녀가 아니라 선생이 됐다고 동네에 자랑을 하시는데, 그기 그렇게 좋으신가 봅니다. (웃음)
—
그 시절 생각을 하십니까.
정혜원
(사이) 합니다. 수업 첫날마다 합니다. 첫날에 애들한테 지 얘기를 해 줍니다. 지가 누구 자리에 서서 배웠는지. 그 어른 얘기까지 하고 시작합니다. 그래야 이 기술이 어디서 왔는지 알고 배우지예. 기술만 주면 반쪽이라예.
정혜원
그 얘기를 하면 교실이 조용해집니다. 열아홉 살짜리들이예. 그 시절을 애기 때 겪은 애들이라 기억이 흐릿합니다. 흐릿한 애들한테 또렷하게 넘겨주는 거, 그것까지가 수업입니다.
—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이 있습니까.
—
배우던 시절의 물건이 아직 있으십니까.
정혜원
첫 교대 때 쓰던 장갑요. 서랍에 있습니다. 버릴라 캤는데 안 버려지데예. 애들이 물어보면 꺼내 보여 줍니다. 이거 끼고 벌벌 떨면서 배웠다, 하면 애들이 웃습니다. 웃으라고 보여 주는 겁니다. 벌벌 떠는 거는 지 하나로 끝나면 되니까예.
정혜원
다음 기수 모집 중입니다. 그거 하나 적어 주이소. (웃음)
0476
교육 수료 대장
Day 781 17:00
수료 (누계)
| 기수 | 6 |
| 수료 | 141 |
| 다음 기수 | 모집 중 (정원 32) |
0477
생활 게시판 · 저장본
Day 784 20:30
20:30
저희 골목 가로등이 어제부터 다 켜집니다. 하나 건너 하나였는데요. 절전 해제라고 합니다
20:38
저희 동네는 목욕탕이 다시 열었습니다. 주 이 회지만요. 수요일하고 토요일
20:45
방앗간 기계가 표준 모터로 바뀌고 나서 고춧가루가 다시 곱게 나옵니다. 사소한데 좋습니다
20:53
사소한 거 좋아하시는 분들 많네요. 저도 하나 보태면, 버스가 한 노선 생겼습니다. 하루 네 번이지만 버스는 버스입니다
21:01
다들 사소한 게 아니라 그게 다입니다. 살림살이는 원래 사소한 걸로 됩니다
21:08
맞는 말씀입니다. 다음 사소한 소식 기다리겠습니다
21:16
하나 보태겠습니다. 저희 아버지 약 타는 창구가 대기 없이 바로 받는 창구가 됐습니다. 줄이 없어진 게 아니라 줄 설 일이 없게 됐답니다
21:24
그거는 사소한 게 아니네요. 축하드립니다
21:31
이 스레드 저장해 둡니다. 나중에 올해가 어땠냐고 물으면 이걸 보여 주겠습니다
0478
부품 자급 대장 · 발췌
Day 787 17:00
권역 내 생산 품목 (반기별)
| 세 반기 전 | 118종 |
| 두 반기 전 | 161종 |
| 지난 반기 | 207종 |
| 신규 등재 | 퓨즈 대형 · 단자 3종 · 씰 2종 외 |
0479
회수 노선 축소 공고
Day 790 09:00
회수 노선 운행 축소
1. 회수 노선 2개를 격주 운행으로 전환한다.
2. 사유: 회수 물량 감소.
3. 노선 인력은 부품 노선으로 전환 배치한다.
0480
인터뷰
Day 793
증언대상 Day 793 14:00
—
야드의 요즘을 여쭙겠습니다.
반장
산이 낮아지고 있어요. 저기 저 무더기, 작년엔 저게 지붕 높이였어요. 지금은 제 키예요. 들어오는 건 줄고 나가는 건 그대로니까요.
—
일이 줄어드는 것에 대해 여쭙겠습니다.
반장
이 일은 처음부터 줄어드는 게 목표였던 일이에요. 저희가 여기서 꺼낸 걸로 새 걸 만들고, 새 게 돌면 저희 일이 줄고. 그러니까 저 산이 낮아지는 게 저희 성적표예요. 이상한 직업이죠. 잘할수록 없어지는 직업.
—
없어지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반장
다는 안 없어져요. 기계는 계속 죽으니까, 죽은 기계 받는 일은 남아요. 규모가 줄 뿐이지. 그리고 저희 반 셋이 벌써 재생 공장으로 갔어요. 여기서 분해하던 손이 저기서 조립해요. 같은 손이에요. 방향만 반대지.
—
분해하던 손이 조립을 잘합니까.
반장
제일 잘해요. 분해를 해 본 손은 어디가 왜 죽는지 아니까요. 죽는 데를 아는 사람이 조립하면 안 죽게 조여요. 재생 공장에서 저희 출신을 서로 데려가려고 해요. 야드 삼 년이 학교였던 거예요. 아무도 학교인 줄 몰랐지만.
—
야드에서 오래 보셨습니다.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이 있습니까.
반장
여기 온 물건들이 다 어디서 일하다 온 것들이에요. 저는 그걸 잊은 적이 없어요. 그래서 함부로 안 다뤘어요. 그것만 적어 주세요.
—
기억에 남는 물건이 있습니까.
반장
많죠. 근데 하나 꼽으면, 작년에 들어온 트레일러 구동축요. 상태가 하도 좋아서 분해하다 말고 다들 구경했어요. 주인이 아꼈구나, 한눈에 알았어요. 그런 건 재생 1순위로 보내요. 아낀 물건은 두 번 살아요. 그게 이 야드의 유일한 법칙이에요.
0481
정비 예비품 재고 대장
Day 796 17:00
예비품 재고 (주요 계열)
| 주압축기 축계 | 3벌 |
| 표준 보드 | 40매 |
| 표준 모터 | 12대 |
| 보관 위치 | 권역 창고 A·B 분산 |
0482
광구 출광 대장
Day 801 17:00
출광
| 801일 | 첫 출광 | 41 t |
| 다음 출광 | 보름 후 예정 | |
0483
개인 음성기록
Day 804 05:50
(녹음 시작. 실외. 엔진 소리들)
윤재경
새벽 배차장. 트럭들이 시동을 걸고 순서를 기다린다. 전조등이 줄을 서 있다. 사진 한 장.
윤재경
표를 짠 사람이 유리창 안에서 첫 차를 내보낸다. 첫 차가 나가고, 다음 차가 한 칸 당겨 선다. 아침이 이렇게 시작되는 곳이 다시 생겼다.
윤재경
다시 생겼다는 말을 쓰고 잠시 멈췄다. 정확히 하자. 예전 것이 돌아온 것이 아니다. 다른 것이 생겼고, 그것이 같은 시간에 같은 일을 한다. 그 차이를 아는 것이 내 일이다.
윤재경
유리창 안의 사람이 나를 알아보고 손을 들었다. 표 두 장을 짜는 사람이다. 나도 손을 들었다. 새벽 다섯 시 오십 분의 인사는 길 필요가 없다.
윤재경
마지막 트럭이 나가고 배차장이 비었다. 빈 마당에 타이어 자국들이 남았다. 오늘 치 자국이다. 내일 그 위에 내일 치가 겹칠 것이다. 겹치는 동안은 괜찮은 것이다.
(녹음 종료)

0484
회랑 월간 정비회의 녹취
Day 808 10:00
00:52:10
파일 손상 · 복구 가능 30:00~41:12
파일 손상 · 복구 가능 30:00~41:12
(복구 구간 시작. 회의실. 종이 넘기는 소리)
진행
다음, 설비 교체 현황.
담당 1
이번 달 교체 대상 214대.
진행
신규 반입은?
담당 1
219대.
진행
다음.
담당 2
예비품 재고 보고입니다. 축계 세 벌 유지, 보드 마흔 매…
(종이 넘기는 소리)
담당 2
…다음 분기 발주는 표준 절차대로 진행하겠습니다.
진행
좋습니다. 다음, 동절기 대비 점검 일정.
담당 3
초안 돌렸고, 다음 주까지 의견 받겠습니다. 작년 초안에서 세 항목 줄었습니다. 보온 자재가 넉넉해서요.
진행
확인. 다음, 교육 수료 인원 배치.
(복구 구간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