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80449
30개월 / THE LAST DEPENDENCY

PART 28

자료 04490466

0449

표준 제어기 계열 확정 공고
Day 692 09:00
표준 제어기 계열 확정
1. 제어기 표준 8계열을 확정한다. 2. 기존 계열의 신규 제작은 중단한다. 운용 중인 기존 계열은 수명까지 유지한다. 3. 표준 계열의 도면과 교육 과정은 공개 관리한다.

0450

제어기 계열 대응표 · 발췌
Day 695 17:00
계열 대응 (발췌)
구 계열 등록512종
표준 계열8종
대응 완료471종
대응 불가41종 (개별 검토 · 봉인 대상)
· 대응표 전체는 별책 1권.

0451

기술기록 세션 · 표준 1호 설계
Day 698 10:00
01:12:40
(강의실. 분필 소리)
설계자
이 물건의 설계는 뺀 목록이에요. 그것부터 말씀드릴게요. 통신 계층 셋 뺐습니다. 자가 진단 서른 항목 중에 스물넷 뺐습니다. 원격 갱신 뺐습니다. 그거 다 좋은 기능이에요. 뺀 이유는 하나예요. 그 기능이 죽으면 여기서 못 고쳐요.
기록
남긴 기준을 여쭙겠습니다.
설계자
세 가지요. 첫째, 고장 나면 여기 있는 공구로 열 수 있나. 둘째, 부품이 권역 안에서 나오나. 셋째, 여섯 주 배운 사람이 이해하나. 셋 다 통과 못 하면 뺐어요. 성능은 기준에 없어요. 성능은 남은 것들이 알아서 내는 거고요.
설계자
회로도 보세요. 한 장이에요. 옛날 물건은 회로도가 책이었어요. 책은 다 못 읽어요. 한 장은 벽에 붙여요. 벽에 붙는 도면, 그게 이 설계의 전부입니다.
기록
빼면서 아까웠던 것이 있습니까.
설계자
원격 감시요. 그건 정말 좋은 기능이었어요. 고장 나기 전에 알려 주니까요. 근데 그 기능이 서버를 요구하고, 서버가 회선을 요구하고, 회선이 또 뭘 요구하고. 요구의 꼬리가 권역 밖으로 나가는 순간 뺐어요. 대신 바늘 계기를 크게 달았어요. 사람이 지나가다 보라고요. 원격 감시 대신 지나가는 사람. 그게 저희 답이에요.
설계자
마지막으로 하나. 이 물건 이름에 번호만 있고 상표가 없어요. 만든 데가 여기만이 아니게 될 거라서요. 어느 회랑이 만들어도 표준 1호는 표준 1호예요. 이름을 비워 두는 것도 설계입니다.
(종이 넘기는 소리)

0452

생활 게시판 · 저장본
Day 701 21:00
21:00
새 제어기 받으신 분 계십니까. 저희 양수장에 들어왔는데 솔직히 첫인상은 실망입니다. 크고, 느리고, 화면도 없습니다
21:08
저희도 왔습니다. 옛날 걸로 일 초면 되던 게 육 초 걸립니다. 근데 하나 말씀드리면, 지난주에 그게 죽었는데 저희 정비반이 오후에 고쳤습니다. 옛날 거였으면 몇 달 세워 뒀을 겁니다
21:15
그건 부럽네요. 옛날 건 죽으면 끝이었지요
21:23
화면 없는 건 적응됩니다. 바늘 계기가 오히려 밤에 잘 보입니다
21:31
느린 건 기계 문제가 아니라 우리 성질 문제라고 저희 반장님이 그러십니다. 육 초 기다리면 됩니다. 기다려서 되는 일이면 좋은 일이랍니다

0453

표준 1호 제원 대비표
Day 705 10:00
제원 대비 (표준 1호 · 구형 동급 대비)
연산 주기6배 느림
함체 부피3배 큼
소비 전력1.4배
기능 수214 → 31
· 비고란 없음.

0454

인터뷰
Day 708
증언대상 Day 708 14:00
공장을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운영자
라인 셋이에요. 권선 감는 기계, 함체 접는 기계, 조립대. 감는 기계하고 접는 기계는 밤에도 돌아요. 사람 없이요. 아침에 오면 밤새 감은 게 쌓여 있어요.
사람은 어디에 섭니까.
운영자
조립대요. 그리고 검사요. 마지막에 사람 손이 한 번은 만져야 내보내요. 규정이 그래서가 아니라, 만져 보면 알거든요. 나사 하나가 덜 조여진 것, 기계 검사는 통과해도 손은 알아요.
이 공장 자체는 누가 만들었습니까.
운영자
저 감는 기계는 저희가 만들었어요. 표준 모터하고 표준 제어기로요. 그러니까 이 공장은 자기가 만드는 물건으로 만들어진 공장이에요. 어디가 고장 나도 저희 손으로 고쳐요. 그게 이 공장의 제일 큰 설비예요. 고칠 수 있다는 거요.
예전 공장들과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운영자
저 재난 전에 자동화 라인에 있었어요. 그 라인은 빠르고 정확하고, 그리고 아무도 그 라인을 다 몰랐어요. 저 포함요. 설비 회사 사람이 와야 서는 라인이었어요. 지금 이 라인은 느려요. 대신 여기 있는 아홉 명이 다 알아요. 아홉 명 중에 누가 그만둬도 여덟 명이 알고요. 아는 사람 수가 설비 성능이에요. 그건 예전엔 몰랐던 계산이에요.

0455

기술기록 세션 · 표준 모터 권선
Day 712 10:00
00:58:12
(작업장. 기계음 배경)
교관
권선은 세 규격만 씁니다. 감는 수, 선 굵기, 다 표에 있어요. 표대로 감으면 됩니다. 오늘 기록할 건 표에 없는 거예요. 감다가 선이 끊겼을 때. 표는 끊긴 데서 새로 감으라고 해요. 현장은 그 시간에 이걸 해요. 보세요.
(작업 소리. 잠시 무음)
교관
이음매를 이렇게 넣고, 반 바퀴 되감고. 이건 제 스승이 하던 거예요. 그분은 이걸 어디서 배웠는지 말 안 해 줬어요. 이제 이 영상에 있으니까, 출처는 이 영상이 되는 거예요. 다음 사람은 안 물어봐도 돼요.
기록
손 위치를 카메라 안으로 부탁드립니다.
교관
(웃음) 네, 손 보이게 하겠습니다. 손이 중요하다고 몇 번을 들었는지 몰라요. 자, 다시. 이음매를 넣고.

0456

회랑 간 복제 계획 공고
Day 716 09:00
표준 계열 회랑 간 복제 계획
1. 표준 8계열의 도면·치공구·교육 과정을 패키지로 배포한다. 2. 1차 배포: 인접 3개 회랑 · 원격 2개 회랑. 3. 배포 후 각 회랑의 생산 개시는 자체 일정에 따른다.

0457

복제 패키지 발송 대장
Day 720 17:00
패키지 발송
발송 부수5
인접 회랑3 (수령 확인 3)
원격 회랑2 (수령 확인 1 · 이동 중 1)
· 패키지: 도면집 · 치공구 1식 · 교육 영상 · 견본 2대.

0458

개인 음성기록
Day 723 11:00
(녹음 시작. 실내. 기계음)
윤재경
검사대 위의 표준 1호를 봤다. 사진 한 장.
윤재경
크다. 뚜껑 나사가 동전으로도 열리게 생겼다. 계기는 바늘 두 개. 안을 열어 보여 주는데, 부품들이 성기게 앉아 있다. 손가락이 들어갈 자리가 부품 사이마다 있다.
윤재경
고치는 손을 먼저 생각하고 만든 물건은 생김새부터 다르다. 빽빽한 것이 아름답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 아름다움은 성긴 쪽에 있다.
(녹음 종료)
표준 제어기 함체. 크고 단순한 회색 상자. 바늘 계기 두 개.
표준 공장 검사대 · Day 723

0459

기술기록 세션 · 표준 정비 절차
Day 727 10:00
00:47:30
(교육장. 공구 소리)
교관
오늘은 죽은 표준 1호를 살립니다. 지금부터 여섯 주 과정의 마지막 시간이고, 이 영상을 보는 분은 아마 다른 회랑이겠지요. 공구는 여덟 개면 됩니다. 목록 부릅니다.
(공구 이름을 부르는 소리)
교관
증상부터. 안 켜진다. 첫째, 전원. 둘째, 퓨즈. 셋째, 보드의 이 부품. 이 셋으로 열에 아홉은 끝나요. 열째 하나는 보드째 갈아요. 보드는 권역에서 만드니까 기다리면 옵니다.
교관
옛날에는 안 켜지면 원인이 이백 가지였어요. 지금은 셋이에요. 이건 기계가 단순해서가 아니라, 단순하게 만든 사람들이 있어서예요. 고치는 여러분이 그분들 답장을 받는 거예요. 자, 퓨즈부터 봅니다.
(공구 소리. 잠시 작업)
교관
퓨즈 정상. 다음, 보드. 이 부품 보이시죠. 다리 셋 달린 거. 얘가 열에 여덟이에요. 갈아 끼우는 데 오 분. 납땜 두 곳. 인두는 목록의 여섯 번째 공구고요. 손 보이게 다시 한번 갑니다. 여기, 이렇게.
교관
마지막으로 하나. 고치고 나면 대장에 적으세요. 뭐가 죽었고 뭘 갈았는지. 여러분이 적은 줄이 다음 개정판 설계로 들어가요. 고치는 사람이 설계에 참여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글씨 좀 알아보게 씁시다. (웃음소리)

0460

생활 게시판 · 저장본
Day 730 20:30
20:30
표준 제어기 석 달 사용기입니다. 두 번 죽었고 두 번 다 저희가 고쳤습니다. 한 번은 퓨즈, 한 번은 보드 교체. 보드는 나흘 만에 왔습니다
20:38
저희 정미소는 표준 모터로 갈았습니다. 힘은 좀 달리는데 소리가 순합니다. 옆에서 얘기해도 들립니다
20:45
교육 다녀왔습니다. 여섯 주 만에 제가 제어기를 열게 될 줄 몰랐습니다. 마흔아홉에 새 기술 배웠습니다
20:53
축하드립니다. 저는 다음 기수입니다. 자리 있답니까
21:00
있답니다. 겨울 기수부터는 자리 늘린답니다
21:08
저는 옛 기계 계속 쓰는 쪽입니다. 아직 잘 돌아서요. 근데 부품이 언제까지 나올지 그게 걱정입니다
21:15
도는 기계는 두라는 게 방침이랍니다. 죽을 때 갈면 된다고요. 기계도 사람도 명대로 살게 두는 게 요즘 법도인가 봅니다
21:23
명대로. 그 말이 좋네요. 저희 기계 명이 길기를 바라야겠습니다

0461

표준 계열 고장·수리 대장 · 첫 분기
Day 734 17:00
고장·수리 (첫 분기)
고장 접수17
현장 수리16
반송1
평균 수리 시간반나절
· 반송 1건: 보드 재고 대기.

0462

인터뷰
Day 738
증언대상 Day 738 14:00
어떤 과정으로 오셨습니까.
연수자
저희 회랑이 패키지를 받았어요. 도면하고 견본하고요. 종이만 보고는 안 되겠어서 제가 왔어요. 석 달 과정요. 저 포함 셋이 왔고, 돌아가면 저희가 가르쳐요.
종이만으로는 왜 안 됩니까.
연수자
되긴 돼요. 근데 오래 걸려요. 종이에 없는 게 있어요. 권선 이음매 같은 거요. 영상에 있긴 한데, 영상 보고 손이 되기까지가 몇 달이에요. 옆에서 한 번 잡아 주면 하루예요. 그래서 왔어요. 가져가는 게 아니라 배워 가는 거예요. 종이는 거들 뿐이고요.
돌아가서의 계획을 여쭙겠습니다.
연수자
내년 봄에 저희 회랑 첫 생산이 목표예요. 처음엔 한 달에 열 대나 되려나. 근데 열 대가 중요한 게 아니고, 저희 손으로 만든 첫 대가 중요해요. 그 한 대부터는 저희 물건이니까요. 만드는 법을 받는 거하고 물건을 받는 거는 다른 일이에요.
여기서 배우며 인상 깊었던 것이 있습니까.
연수자
실수를 가르쳐요. 그게 제일 놀랐어요. 교육 마지막 주가 통째로 실수 시간이에요. 교관이 일부러 망가뜨린 걸 주고 고치게 해요. 저희 회랑에서는 기술을 아끼는 문화가 있어요. 잘하는 것만 보여 주는 거요. 여기는 못하는 걸 보여 줘요. 못하는 걸 보여 줄 수 있는 건 물건에 자신이 있다는 뜻이더라고요. 그것까지 배워 갑니다.

0463

표준 부품 호환 고시
Day 741 09:00
표준 부품 호환 고시
1. 표준 8계열의 부품은 계열 간 호환 규격을 따른다. 2. 퓨즈·베어링·단자는 전 계열 공용으로 한다. 3. 비표준 부품의 혼용은 금지한다.

0464

기술기록 세션 · 교육 과정 채록
Day 744 10:00
01:21:05
파일 손상 · 복구 가능 12:40~55:18
(복구 구간 시작. 강의실. 여러 명의 기척)
수강생 1
질문 있습니다. 왜 여덟 개입니까. 다섯 개나 열 개가 아니라요.
교관
좋은 질문이에요. 처음엔 여섯이었어요. 현장 돌면서 둘이 늘었어요. 양수장하고 냉동창고가 요구가 달라서요. 여덟은 계산이 아니라 타협의 숫자예요. 열이 넘으면 교육이 길어지고, 여섯 밑이면 현장이 무리해요.
수강생 2
옛날 기계가 아직 도는 데는 어떻게 합니까.
교관
돌게 둡니다. 도는 기계는 건드리지 않아요. 죽으면 그때 표준으로 갈아요. 그래서 앞으로 십 년은 두 세대가 같이 돌 거예요. 여러분은 두 가지를 다 만지는 마지막 세대가 될 거고요.
수강생 1
그 다음 세대는요.
교관
표준만 알겠지요. 그리고 그거면 충분할 거예요. 그게 이 여덟 개의 목표예요.
(복구 구간 종료)

0465

표준 계열 생산 대장
Day 746 17:00
생산 (월별)
1개월차40
2개월차110
3개월차260
다음 달 계획300

0466

개인 음성기록
Day 748 16:00
(녹음 시작. 실내)
윤재경
출하장 선반에 여덟 계열이 한 대씩 나란히 있다. 견본 선반이라고 했다. 사진 한 장.
윤재경
여덟 개를 오래 봤다. 예전 세상의 축소판처럼 보이지 않는다. 줄어든 것이 아니라 다른 물건이다. 어디가 다른지 말로 하자면, 이 물건들은 자기가 고장 날 것을 알고 태어났다. 고장을 전제하는 설계와 고장을 수치로 여기는 설계는 다른 세계관이다.
윤재경
받아 적은 것. 설계는 뺀 목록이라는 것. 손 보이게 하겠다는 교관의 말. 만드는 법을 받는 것과 물건을 받는 것은 다르다는 것. 아는 사람 수가 설비 성능이라는 것. 이름을 비워 두는 것도 설계라는 것.
윤재경
손 보이게 하겠다는 말을 오래 생각했다. 화면 밖으로 나간 손들의 목록을 나는 가지고 있다. 이 아카이브의 절반이 그 목록이다. 오늘 어떤 손 하나가 화면 안으로 들어왔다. 그것만 적는다.
윤재경
출하장 문이 열리고 트럭이 후진해 들어온다. 다음 달 계획은 삼백 대다.
(녹음 종료)
선반에 나란한 여덟 개의 함체. 크기가 조금씩 다르다.
표준 공장 출하장 · Day 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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