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월 / THE LAST DEPENDENCY
PART 16
자료 0254 – 0271
0254
회랑 공급 운영 공지
Day 181 09:00
회랑 공급 운영 공지
1. 정기 입항: 화·금 (북서 공급지), 수 (남부 공급지), 격주 월 (도서 공급지).
2. 하역 후 검수는 당일 완료를 원칙으로 한다.
3. 각 공급지는 공급 규약에 따른 수량·품질 기준을 준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0255
통합 채널 정시 안내
Day 181 12:00
(정시 안내음)
안내
열두 시 안내입니다. 회랑 공급 운영 공지가 게시되었습니다. 정기 입항 요일을 안내해 드립니다.
안내
화요일과 금요일, 수요일, 격주 월요일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게시대를 확인하십시오.
안내
이상입니다.
0256
회랑 하역장 · 상시 녹음
Day 183 08:30
(부두. 크레인 구동음. 파도)
검수
팔레트 스물넷… 스물다섯. 끝?
하역
끝이요.
검수
명세엔 스물여덟인데.
하역
배에 더 없어요. 다 내렸어요.
6초
검수
…그대로 내려요. 부족분은 대장에 적을 테니까.
하역
또요?
검수
적는 게 내 일이야. 내리는 게 자네 일이고.
(팔레트 내려앉는 소리)
하역
이번 촉매는 또 색이 달라요. 저번보다 연해요.
검수
등급 검사는 실험실에서 해. 우리는 수량.
하역
그래도 색이 다르다니까요. 삼 년을 내렸는데 이런 색은 처음이에요.
검수
…견본 하나 따로 빼놔. 색 다르다고 적을 칸은 없는데, 빼놓을 수는 있으니까.
(크레인 소리 계속)
0257
입항 검수 대장
Day 184 18:00
입항 검수 대장 (주간)
| 화 | 북서 공급지 | 수량 부족 12% 기재 |
| 수 | 남부 공급지 | 적합 |
| 금 | 북서 공급지 | 적합 |
· 차주 입항 예정: 화 · 수 · 금 (변동 없음)
부족분 보고 발송.
0258
검수 부적합 통보 · 발신 사본
Day 192 10:00
검수 부적합 통보
수신: 북서 공급지 출하 담당
품목: 공정용 촉매 (등급 B 요구)
검수 결과: 등급 미달 (C 상당)
1. 차기 출하분부터 기준 등급을 준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 본 통보에 대한 회신을 요청합니다.
0259
입항 검수 대장
Day 199 18:00
입항 검수 대장 (주간)
| 화 | 북서 공급지 | 수량 부족 9% · 사전 통보 없음 |
| 수 | 남부 공급지 | 적합 |
| 금 | 북서 공급지 | 적합 |
· 부적합 통보 회신: 미수신.
차주 입항 예정: 화 · 수 · 금 (변동 없음)
0260
인터뷰
Day 201
증언대상 Day 201 14:00
—
검수 대장을 봤습니다. 같은 공급지가 세 번 기준을 어겼습니다.
담당
네. 제가 적은 겁니다. 세 번 다요.
—
적을 때 어떠셨습니까.
담당
처음엔 별생각 없었어요. 부족하면 부족하다고 적는 거니까. 두 번째부터는 적으면서 위를 봤어요. 이걸 적으면 무슨 일이 일어나야 하는 거 아닌가. 세 번째는… 그냥 적었어요. 일어나는 일이 없다는 걸 아니까.
—
그 뒤에 무엇이 달라졌습니까.
담당
아무것도요. 화요일에 배가 오고, 금요일에 배가 와요. 그대로예요.
—
보고는 하셨습니까.
담당
했지요. 세 번 다 했어요. 두 번째 보고 올릴 때 위에 전화로 물어봤어요. 저기는 세 번이나 어겼는데 왜 배가 계속 옵니까?
—
뭐라고 답하던가요.
5초
담당
대신 보낼 데가 없으니까요.
담당
그 한마디였어요. 화내는 것도 아니고, 미안한 것도 아니고. 그냥 날씨 말하듯이요.
—
그 답을 듣고 어떠셨습니까.
담당
다음 날 화요일이었어요. 배가 왔고, 저는 내렸어요. 내리면서 생각했지요. 저 배도 그 말을 아는 걸까. 알 것 같더라고요. 오는 폼이 그래요. 미안한 기색이 없어요.
—
규약이라는 게 그러면 무엇입니까.
담당
글쎄요. 종이에는 기준이라고 적혀 있는데.
7초
담당
저울추 같은 거 아닐까요. 어느 쪽이 무거운지 재는. 우리가 저쪽을 필요로 하는 무게랑, 저쪽이 우리를 필요로 하는 무게랑. 지금은 우리 쪽이 가벼운 거고요.
담당
무게가 어디서 바뀌는지는 몰라요. 부두에서는 안 바뀌어요. 부두에서 보이는 건 배뿐이고, 배는 그대로니까요.
담당
아, 이건 적지 마세요. 그냥 하역장 아저씨 생각이에요.
—
적어도 되겠습니까.
담당
…적으세요.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으니까.
0261
항해 통신 채록 · 이관분
기록 Day 172 추정
수집 Day 202
00:08:12
파일 손상 · 복구 가능 00:00~01:45
파일 손상 · 복구 가능 00:00~01:45
(무선 잡음)
교신 1
위치 보고. 북서 항로 절반 지남. 도착 예정 내일 오전.
교신 2
수신. 접안 두 번 자리 비워 둔다.
교신 1
남쪽 소식 있나. 요즘 남쪽 배를 통 못 봤다.
교신 2
남쪽은 요즘 뜸하다. 이유는 몰라. 지난달에 두 번, 이달엔 아직이다.
교신 1
남쪽 애들 배가 좋았는데. 냉동칸도 있고.
교신 2
그러게. 뭐, 사정 있겠지.
교신 1
수신. 내일 보자.
교신 2
아, 그리고. 등대 불 어제부터 다시 들어왔다. 참고해라.
교신 1
반가운 소식이네. 수신.
(잡음. 복구 구간 종료)
0262
입항 횟수 집계 · 8주 누계
Day 202 18:00
입항 횟수 집계 (8주)
| 북서 공급지 | 16회 (주 2회 유지) |
| 남부 공급지 | 8회 (주 1회 유지) |
| 도서 공급지 | 3회 (격주 · 1회 결항) |
· 결항 사유: 기상.
0263
시민 생활정보 게시판 · 저장본
Day 202 21:00
21:00
언덕에서 부두를 찍어봤습니다. 배는 그대로 잘 옵니다. 사진 올립니다
21:06
배 오는 거 보면 마음이 놓입니다. 어릴 때 기차 보던 기분이에요
21:14
그런데 요즘 배급소 창고가 예전만큼 안 차는 것 같지 않나요. 지난달엔 상자가 천장까지 있었는데요
21:21
계절 따라 다르겠지요. 배는 저렇게 오는데요
21:29
그렇겠지요. 배는 오는데요
21:31
창고 얘기가 나와서인데, 저 배급소에서 일하는 사람입니다. 자세한 건 말 못 하지만 걱정하실 수준은 아닙니다. 걱정을 시작하면 끝이 없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21:33
격주로 오던 섬 배는 어떻게 됐나요. 지난달부터 못 본 것 같은데요
21:37
기상 사정이라고 들었습니다. 계속 기상 사정이라네요
21:40
배 세는 취미가 생겼습니다. 화요일 배는 크고 수요일 배는 작습니다. 그것만 압니다
21:49
저도요. 세다 보면 마음이 놓여요. 숫자가 그대로면 세상도 그대로인 것 같아서요
22:03
부두 소식 감사합니다. 저는 내륙이라 배 구경을 못 하는데, 이 스레드로 바다 소식을 듣습니다. 계속 올려주세요
22:09
다음 주에도 올리겠습니다. 화요일 배부터요

0264
남회랑 공정 회보 · 이관분
기록 Day 168 추정
수집 Day 203
남회랑 공정 회보 (제9호)
- 정수 계통 여과재 교체 주기를 6주로 조정하였습니다.
- 대체 촉매 라인이 가동을 시작하였습니다. 관련 인력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회랑 간 이관 문서는 월 1회 취합 발송으로 변경되었습니다.
- 다음 호는 사정에 따라 발행합니다.
0265
화물 명세 · 지연 도착분
기록 Day 175 추정
수집 Day 203
화물 명세 (지연 도착)
| 발송: 남부 공급지 · 4주 전 |
| 품목: 공정용 촉매 2팔레트 · 여과재 6상자 · 밸브류 1상자 |
| 비고: 후속 편 미정. 문의는 발송지 조합으로. |
0266
공급 조정 공지
Day 203 09:00
공급 조정 공지
금주부터 다음 품목의 배정 기준을 조정한다.
1. 공정용 촉매: 배정 순위 조정.
2. 여과재: 격주 배정으로 변경.
사유: ( )
0267
요청 충족 대장
Day 205 18:00
요청 충족 대장
| 전월 | 요청 34 | 승인 31 |
| 금월 | 요청 36 | 승인 23 |
· 미승인분 회신: 배정 조정에 따름.
비고: (공란)
0268
인터뷰
Day 206
증언대상 Day 206 14:00
—
지난번 이후의 부두를 여쭙겠습니다.
담당
배는 그대로 와요. 화요일, 금요일. 그건 달력 같아요.
담당
아, 저번에 견본 빼놓으라고 한 촉매요. 실험실 회신이 왔어요. 등급 미달인데 사용 가능 범위라고. 그런 등급이 있는 줄 저도 처음 알았어요. 미달인데 가능한 거요.
—
달라진 게 있습니까.
담당
있어요. 우리가 올리는 요청서요. 요즘은 우리가 달라는 걸 전보다 안 들어줘요.
—
구체적으로 여쭙겠습니다.
담당
지난달에 크레인 와이어 교체분을 올렸어요. 소모품이에요. 늘 주던 거예요. 이번에 반만 왔어요. 예비 펌프는 아예 안 왔고요. 회신엔 배정 조정에 따름.
—
언제부터입니까.
담당
이삼 주 됐나. 처음엔 서류를 잘못 썼나 했어요. 다시 써서 올렸는데 똑같아요.
—
짚이는 이유가 있으십니까.
8초
담당
없어요. 그게 이상해요. 우리가 뭘 잘못했으면 알 텐데, 잘못한 게 없어요. 검수도 다 통과했고, 회신도 밀린 거 없고.
담당
사고가 났으면 이해를 하겠어요. 사고가 없었어요. 아무 일도 없었는데 뭐가 달라졌어요.
—
위에 물어보셨습니까.
담당
물어봤지요. 배정 조정에 따름, 이라고 와요. 조정이 왜 됐냐고 물으면 답이 없고요.
담당
지난번엔 그래도 답은 왔잖아요. 대신 보낼 데가 없다고. 그건 답이었어요. 이번엔 답이 없어요. 답이 없는 게 답인가 싶기도 하고.
—
부두 일 외의 변화가 있습니까.
담당
우리 창고 재고가 예전보다 오래 앉아 있어요. 도는 속도가 줄었달까. 배는 오는데 도는 게 줄어요. 이 말이 앞뒤가 안 맞는 거 저도 아는데, 대장 수치가 그래요.
—
다음 주 예정을 여쭙겠습니다.
담당
화, 금요. 그건 안 변해요. 그거 하나는 안 변하네요. 요즘은 그게 고마워요.
0269
인터뷰
Day 207
증언대상 Day 207 11:00
—
작업량의 변화를 여쭙겠습니다.
작업자
내리는 양은 비슷해요. 배가 같으니까. 근데 가는 데가 달라졌어요. 예전엔 열에 일곱이 창고행이었는데, 요즘은 절반이 바로 차에 실려서 나가요.
—
어디로 갑니까.
작업자
송장에 코드만 있어요. 우리는 코드까지만 알아요.
—
그 변화를 어떻게 이해하십니까.
작업자
이해요? (웃음) 허리로 이해하죠. 두 번 드는 짐이 많아졌다, 그게 제 이해예요. 이유는 사무실이 알겠죠. 사무실도 모르면… 뭐, 그건 그쪽 사정이고요.
—
부두에서 오래 일하셨습니까.
작업자
재난 전부터요. 그때는 컨테이너였죠. 기계가 다 했어요. 우리는 신호수였고. 지금은 팔레트에 로프에, 몸으로 해요. 이십 년 전으로 돌아간 거죠.
—
어느 쪽이 낫습니까.
작업자
그때가 낫죠. 당연히. 근데 이상하게 지금이 기억엔 더 남을 것 같아요. 몸으로 한 건 안 잊어버리거든요.
0270
인터뷰
Day 207
증언대상 Day 207 16:00
—
요청서 작성 업무를 여쭙겠습니다.
직원
매달 올려요. 품목이랑 수량 적어서요.
—
작성 요령이 달라졌다고 들었습니다.
직원
예전엔 필요한 만큼 적었어요. 백이 필요하면 백. 요즘은 백이 필요하면 백삼십을 적어요. 깎이니까요. 깎일 걸 계산해서 적는 거예요.
—
그 요령은 어디서 배우셨습니까.
직원
배운 게 아니고… 다들 그렇게 해요. 옆 배급소도 그렇게 하고. 어느 날부터 다 그렇게 하고 있더라고요.
—
그러면 배정하는 쪽도 그걸 알지 않겠습니까.
직원
알겠지요. 알고 더 깎겠지요. 그럼 우리는 더 얹고요.
—
그 결과 서류의 숫자는 무엇을 뜻하게 됩니까.
직원
…좋은 질문이네요. 모르겠어요. 숫자가 숫자가 아니게 된 지는 좀 됐어요. 저희끼리는 환율이라고 불러요. 요청 환율.
5초
직원
이게 어디까지 가나 싶을 때가 있는데, 생각하면 머리 아파서 그냥 백삼십 적어요.
—
그렇게 적어서 얼마나 받으셨습니까.
직원
이번 달에요? 백삼십 적어서 아흔둘 받았어요.
—
필요하신 건 백이라고 하셨습니다.
직원
네. 여덟 모자라요. 다음 달엔 백오십을 적을 거예요. 이 얘기를 하고 있으면 제가 이상한 사람 같은데, 서류만 보면 다 맞는 서류예요. 그게 제일 이상해요.
0271
개인 음성기록
Day 208 15:00
(녹음 시작. 실외. 파도와 바람)
윤재경
(작게) 부두. 열다섯 시.
윤재경
접안 자리 다섯. 배 셋. 빈 자리 둘.
윤재경
하역 중인 배 하나. 크레인 두 번에 팔레트 하나. 세다 보니 스물여섯에서 끝났다. 지난번 명세들은 스물여덟이었다.
윤재경
빈 자리 계선주에 밧줄이 걷혀 있다. 오래 걷혀 있던 모양은 아니다.
윤재경
입항 예정판. 화, 금, 수. 다음 주도 같다.
6초
윤재경
예정판 아래 분필 글씨가 반쯤 지워져 있다. 지난 계절 것 같다. 격주 월요일이라고 적혀 있었던 자리다. 이번 예정판에 월요일은 없다.
윤재경
하역장 담당이 지나가다 멈춰서, 찍을 게 있느냐고 물었다. 빈 자리를 찍는다고 했더니, 그는 잠깐 빈 자리를 보고 갔다. 아무 말 없이.
윤재경
사진 한 장. 빈 자리 쪽.
(녹음 종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