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50236
30개월 / THE LAST DEPENDENCY

PART 15

자료 02360253

0236

자원 회수 개시 공고
Day 151 09:00
폐쇄 구역 자원 회수 개시 공고
폐쇄 구역 내 설비·배선의 회수를 금주부터 개시한다. 1. 회수 품목: 전동기, 변압기, 펌프, 제어반, 배선·케이블, 궤도 차량 부품. 2. 회수는 지정 작업반이 시행하며, 구역 출입은 작업반과 운송 차량으로 제한한다. 3. 회수 품목은 부품창고에 입고 후 배정에 따라 출고한다.

0237

통합 채널 정시 안내
Day 151 12:00
(정시 안내음)
안내
열두 시 안내입니다. 폐쇄 구역 자원 회수가 시작되었습니다.
안내
회수 기간 중 폐쇄 구역 출입은 제한됩니다. 옛 거주지의 개인 물품 반출 신청은 받지 않습니다.
안내
이상입니다.

0238

분해 절차 지침 · 배포분
Day 153 09:00
건물 단위 분해 절차 지침
1. 분해 순서: 승강기 전동기 → 변압기 → 급수 펌프 → 제어반 → 배선. 2. 모든 적출은 2인 1조로 한다. 활선 여부를 먼저 확인한다. 3. 품목마다 원소재지 주소를 기재한 라벨을 부착한다. 4. 세대 내부 진입 시 잔류 물품에 손대지 않는다.

0239

회수 일보 · 1주차 마감
Day 156 18:00
자원 회수 일보 (1주차)
승강기 전동기11
변압기5
급수 펌프19조
구리·배선5,230kg
수요처사업장 코드 D-14 · D-θ · E-02 외
· 라벨 부착 확인. 전량 입고 대기.

0240

○○1단지 승강기 기계실 · 작업 녹음
Day 158 10:20
(기계실. 좁은 공간의 잔향)
작업자 1
활선 아니지? 확인했지?
작업자 2
껐어요. 구역 전체가 죽어 있는데요 뭐.
작업자 1
그래도 확인. 규정이야.
(테스터 소리. 볼트 푸는 소리)
작업자 2
이거 몇 년 된 모터지. 명판이… 이십삼 년.
작업자 1
우리보다 오래 다녔네, 이 건물.
(체인 블록 소리. 무게 내려앉는 소리)
작업자 2
(혼잣말) 이십삼 년이면 하루에 몇 번을 오르내린 거야.
7 · 작업음
작업자 1
라벨. 주소 적어. 동 호수까지.
작업자 2
기계실인데 호수가 어디 있어요.
작업자 1
그럼 동까지. 빈칸으로 두지 말고.
(사인펜 소리)
작업자 2
왜 주소를 적는 거예요, 어차피 녹여 쓸 것도 있을 텐데.
작업자 1
몰라. 서식이 그래. 서식이 그러면 이유가 있는 거야.
작업자 2
아까는 규정이라더니 이번엔 서식이네요.
작업자 1
인마, 손이나 움직여.
(작업음 계속)

0241

회수 품목 명세 · 발췌
Day 160 18:00
회수 품목 명세 (발췌)
전동기 7.5kW○○1단지 103동
전동기 7.5kW○○1단지 105동
변압기 500kVA○○1단지 관리동
펌프 2조○○1단지 103동
전동기 5.5kW○○2단지 201동
배선 1,140kg○○2단지 201동~204동
· 원소재지 기재 원칙 준수 확인.

0242

○○차량기지 · 작업 녹음
Day 162 09:40
(옥외. 궤도 위 발소리의 울림)
작업자 1
편성 사호. 견인전동기 넷 중에 둘만 뗀다. 앞뒤 하나씩.
작업자 2
왜 둘만요.
작업자 1
지시서가 그래. 나머지는 예비로 둔대. 차가 다시 다닐 때를 대비해서.
작업자 2
다시 다녀요, 이거?
5
작업자 1
지시서는 그렇게 돼 있어.
작업자 2
예비로 두는 거면, 다시 다닐 수도 있다는 거네요.
작업자 1
뗄 걸 남겨두는 건지, 남길 걸 떼는 건지. 우리는 번호대로 떼면 돼.
(크레인 소리. 전동기 번호 부르는 소리: 사-이, 사-삼)
작업자 2
사호 둘 완료. 오호 갑니다.
(발소리 울림 계속)

0243

시민 생활정보 게시판 · 저장본
Day 164 21:00
21:00
오후에 폐쇄 구역 쪽에서 나오는 트럭을 열 대 넘게 봤습니다. 짐칸이 다 덮여 있었습니다. 사진 올립니다
21:06
회수 시작했다는 그거네요. 방송에 나왔습니다
21:13
덮개 밑이 뭘까요. 궁금해하면 안 되는 건가 싶으면서도 궁금하네요
21:19
기계랍니다. 모터니 변압기니 하는 것들요. 아는 분이 작업반에 있습니다
21:27
우리 살던 데서 나온 것도 있겠네요
21:35
아마도요. 라벨에 주소를 적는다고 하니, 물건들은 자기가 어디서 왔는지 알고 갑니다
21:44
그 말이 이상하게 위로가 되네요. 사람은 못 적었는데요
21:58
트럭이 나갈 때 검문소에서 덮개를 열고 확인하던데, 확인하는 분이 라벨을 하나하나 보더랍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게 그것 때문이라고요
22:07
뭘 확인하는 걸까요. 도둑맞을 물건도 아닌데
22:15
주소가 제대로 적혔는지 본답니다. 그게 제일 중요하다고 했다네요. 이유는 안 알려주고요
도로를 지나는 트럭 행렬. 짐칸마다 덮개.
게시판 첨부 · Day 164

0244

시민 생활정보 게시판 · 저장본
Day 166 22:00
22:00
옛 동네 얘기 하나 해도 될까요. 저희 동 승강기가 유난히 자주 고장 났습니다. 한 달에 한 번은 걸어 올라갔어요
22:05
저희 동도요. 관리소에 전화하면 늘 같은 기사님이 오셨습니다
22:12
그 모터가 이번에 나왔겠네요. 어디로 갔을까요
22:20
어디서든 돌고 있으면 됐지요. 고장만 안 나면요
22:24
저는 관리소 스피커 소리요. 지하주차장 정기 청소 안내하던 그 목소리. 그것도 녹음이 어디 남아 있을까요
22:29
이상하지요. 두고 온 장롱은 생각 안 나는데 승강기 버튼 눌리던 감촉은 생각납니다
22:41
삼층 버튼에 금 가 있던 거, 저도 기억합니다. 같은 동이었나 봅니다
22:47
…사층 버튼도 금 가 있었으면 같은 동이 맞습니다
22:53
맞습니다. 반갑습니다
23:04
두 분 대화 보다가 저도 하나 기억났습니다. 지하 주차장 램프에서 나던 그 소리요. 바닥 철판 밟히던 소리
23:11
덜컹, 덜컹, 두 번요
23:15
네. 두 번요
23:29
이 스레드 저장해 두겠습니다. 우리 동네가 여기 말고는 이제 어디에도 없어서요

0245

인터뷰
Day 168
증언대상 Day 168 14:00
작업 리듬을 여쭙겠습니다.
반장
한 동에 사흘요. 첫날 승강기랑 변압기, 둘째 날 펌프랑 제어반, 셋째 날 배선. 배선이 제일 오래 걸려요. 벽 속에 있으니까.
반원들은 어떤 분들입니까.
반장
원래 설비 하던 사람 반, 처음 하는 사람 반요. 처음 하는 사람들이 더 꼼꼼해요. 뜯는 건데도 조립하듯이 뜯어요. 어디서 배웠는지 라벨 글씨도 반듯하고.
가장 조심하는 품목은 무엇입니까.
반장
변압기요. 무겁고, 기름 있고. 그건 서두르면 사람 다쳐요.
빈집에 들어가실 때에 대해 여쭙겠습니다.
반장
벨을 눌러요. 다들 웃는데, 저는 눌러요.
아무도 없는 걸 아시면서요.
반장
아니까 누르는 거예요. 안 누르고 들어가면 그때부터 이게 그냥 물건 창고가 되잖아요. 벨 누르고 한 박자 기다렸다 들어가면, 집에 들어가는 거고요.
6
반장
별 차이 아닌데, 그 한 박자가 있어야 우리 애들이 안에서 함부로 안 해요. 신발 벗는 애들도 있어요. 시키지도 않았는데.
세대 안에서 무엇이 힘드십니까.
반장
물건에 손 안 대는 게 규정인데, 그게 힘든 게 아니고요. 냉장고요. 문에 애들 그림 붙은 냉장고. 그건 배선 지나가는 자리에 있어도 옮기고 지나가지, 안 떼요.
규정에 그렇게 돼 있습니까.
반장
아니요. 규정엔 없어요. 근데 우리 반은 그렇게 해요. 다른 반도 물어보니까 그렇게 하고 있대요. 아무도 정한 적 없는데 다 같은 규정이 생겼어요.

0246

운송 배차 기록 · 주간 마감
Day 170 18:00
운송 배차 기록 (주간)
차량 3172회차 11
차량 2054회차 8
차량 4417회차 8
차량 1130회차 6
· 전 회차 부품창고 하차 확인. 3172 야간 회차 2 포함.

0247

부품 상차장 · 상시 녹음
Day 171 08:50
(옥외. 지게차 후진음. 결박 끈 조이는 소리)
지게차
모터 여섯. 다 실었어요. 오늘 짐은 가볍네요.
운전자
무게는 가벼운데. (결박 확인하는 소리) 이런 짐이 안 가벼운 짐이에요.
지게차
네?
운전자
됐어요. 이쪽 마저 조입시다.
운전자
결박 이쪽 한 번 더. 모터는 구르면 답 없어요.
(끈 조이는 소리)
운전자
(무전) 3172. 상차 완료. 창고로 출발합니다.
4
운전자
(혼잣말) 사람은 나갔는데 물건은 계속 나오네요.
지게차
네?
운전자
아니에요. 얘 밸브 잠근 거 확인한 거예요. 갑시다.
지게차
오후에 두 탕 더 있어요. 식사는요.
운전자
차에서 먹어요. 김밥 쌌어요. 지게차분도 하나 드릴까.
지게차
…주시면 감사하죠.
운전자
받아요. 혼자 먹으면 소화가 안 돼서 그래요.
(시동음. 출발음)

0248

부품창고 입고 대장
Day 172 18:00
부품창고 입고 대장 (주간)
전동기25
변압기12
펌프41조
배선·구리12,110kg
선반 배정A-1~A-9 · B-1~B-4
· 라벨 전수 확인. 주소 미기재 2건 반려, 재기재 후 입고.

0249

인터뷰
Day 174
증언대상 Day 174 11:00
트럭 행렬을 보셨다고 들었습니다.
대상자
다리 위에서요. 이주 때는 우리가 저 다리로 나왔는데, 이번엔 물건들이 나오더라고요.
무슨 생각을 하셨습니까.
대상자
저 안에 우리 집 게 있나, 그 생각요. 덮개가 덮여 있으니 알 수가 없잖아요. 알 수 없어서 오래 봤어요. 다 지나갈 때까지.
5
대상자
있었으면 좋겠어요. 우리 집 모터가 어디 가서 물이라도 퍼올리고 있으면, 그 집은 아직 일하는 거잖아요. 집도 퇴직이라는 게 있다면, 우리 집은 아직 현역인 거고요.
옛집에 두고 오신 것 중에 회수 목록에 있을 만한 것이 있습니까.
대상자
보일러요. 삼 년 전에 바꿨어요. 제일 좋은 걸로. 그건 목록에 있겠지요.
있다면, 어떠십니까.
6
대상자
잘 갔으면 좋겠어요. 근데 라벨에 우리 주소가 적혀 있을 거 아니에요. 언젠가 누가 그 라벨을 읽겠지요. 읽어봤자 주소일 뿐인데, 그래도 누가 읽는다는 게, 그게 뭐라고 마음이 놓여요.

0250

회수 구역 확대 공고
Day 175 09:00
회수 구역 확대 공고
회수 구역을 다음과 같이 확대한다. 1. 확대 구역: 폐쇄 구역 3 전역 및 임시 시설 부지 (전시관·접수동 포함). 2. 임시 시설 부지의 잔존 구조물은 회수 후 철거한다.

0251

옛 임시 시설 접수동 · 작업 녹음
Day 176 10:30
(실내. 넓은 공간의 잔향. 벽체 두드리는 소리)
작업자 1
이 벽이에요. 배선이 이 뒤로 지나가요.
작업자 2
그럼 여기부터 까요.
(공구 내려놓는 소리. 발소리 멈춤)
작업자 2
…반장님. 여기 이름 있는데요.
11
반장
(다가오는 발소리) …많네.
8
반장
찍어두고 뜯읍시다.
(사진 촬영음. 여러 번. 간격을 두고)
작업자 2
다 찍었어요.
반장
위에서부터. 천천히 해.
14
작업자 2
(작게) 반장님, 이거 그… 뉴스에 나왔던 데 아니에요? 옛날에. 안치소 하던.
반장
…일해.
(철거음 시작)
240 · 철거음
(철거음 멈춤)
작업자 1
배선 나왔어요. 상태 좋아요.
반장
…그래. 감아.
(케이블 감는 소리)
30
작업자 2
라벨 주소, 접수동이라고만 적어요?
반장
접수동. 그리고 비고 칸에… (사이) 벽체 철거 포함이라고 적어.
작업자 2
그것만요?
반장
그것만.
(사인펜 소리. 케이블 감는 소리 계속)

0252

회수 일보 · 발췌
Day 177 18:00
자원 회수 일보 (발췌)
전동기 5.5kW전시관 기계실
배선 340kg전시관 본관
구리 배선 41kg접수동 · 벽체 철거 1식 포함
펌프 4조전시관 지하
· 임시 시설 부지 회수 완료. 철거 후속 일정 별도.

0253

개인 음성기록
Day 178 15:00
(녹음 시작. 실내. 넓은 창고의 잔향)
윤재경
(작게) 부품창고. 열다섯 시.
윤재경
A열 선반. 전동기 스물다섯. 라벨을 읽는다. ○○1단지 103동. ○○1단지 105동. ○○1단지 관리동. 전시관 기계실.
7
윤재경
B열. 구리 배선 두루마리들. 라벨 하나에 눈이 멈춘다. 접수동.
9
윤재경
그 두루마리 앞에 잠깐 서 있었다. 사십일 킬로그램. 대장에서 본 숫자다.
윤재경
다음 라벨부터는 수량만 센다. 다섯. 여섯. 일곱.
윤재경
사진 한 장. 선반 전체.
윤재경
창고 관리인이 지나가며 말한다. 라벨은 십 년 보관 규정이라고. 물건이 나가도 라벨 대장은 남는다고.
윤재경
물건마다 주소가 있다. 주소마다 물건이 있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녹음 종료)
부품창고 선반. 라벨 붙은 전동기들. 글자 흐림.
부품창고 A열 · Day 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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