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80127
30개월 / THE LAST DEPENDENCY

PART 8

자료 01270144

0127

언론 운영 통합 고시
Day 32 09:00
언론 운영 통합 고시
금일부로 방송·신문·통신의 보도 기능을 통합 편성한다. 1. 재난 정보는 통합 채널 1개로 송출한다. 기존 채널은 안내 화면으로 전환한다. 2. 각 사의 취재 인력은 기록수집 반으로 재편하여 소관 기관이 통지한다. 3. 개별 매체의 보도 송출은 별도 허가에 따른다. 본 고시는 별도 해제 시까지 유효하다.

0128

시민 생활정보 게시판 · 저장본
Day 32 22:00
22:00
채널이 하나가 됐네요. 일기예보 몇 시에 하는지 아시는 분 계신가요. 원래 아홉 시 오십 분에 봤는데요
22:04
정각마다 안내 방송 끝에 해줍니다. 짧아졌어요
22:09
어제까지 하던 아침 프로 진행자분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이십 년을 그 목소리로 아침을 시작했는데요
22:15
안내 방송 목소리가 그분 같기도 합니다.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22:23
라디오 주파수는 그대로인가요. 어머니가 라디오만 들으셔서요
22:27
그대로입니다. 내용은 통합 채널이랑 같은 게 나옵니다
22:33
안내 화면이라는 게 뭔가요. 2번 틀었더니 파란 화면에 문의 전화번호만 나옵니다
22:37
다른 채널도 다 그겁니다. 7번만 방송이 나옵니다
22:41
채널 돌릴 일이 없어졌네요. 리모컨을 어디 뒀는지 모르겠는데 찾을 필요가 없겠습니다
22:50
신문은 어떻게 되는 건지 아시는 분 계신가요. 저희 집은 아직 조간이 옵니다
22:56
저희는 그저께부터 안 옵니다. 보급소마다 다른가 봅니다
23:12
이십 년 듣던 목소리가 안내 방송이 됐는지 아닌지, 그게 오늘 하루 종일 궁금했습니다. 별게 다 궁금해지네요
거실 텔레비전의 파란 안내 화면. 소파 팔걸이의 리모컨.
게시판 첨부 · Day 32

0129

발령 통지 · 수신자 사본
Day 33 10:00
발령 통지 수신: 윤재경 현 소속: (통합 대상 매체) 신 소속: 기록수집 4반 직무: 자료 수집·정리·보존 발령일: 금일 1. 취재 장비 중 카메라·녹음기는 계속 사용을 승인한다. 2. 언론사 발급 신분증은 반납하고 기록수집 신분증을 수령한다. 3. 근무지는 권역 기록보존소로 한다.

0130

개인 음성기록
Day 33 21:50
(녹음 시작. 실내. 상자에 물건 넣는 소리)
윤재경
(작게) 반납할 것. 기자증. 사원증. 주차 카드. 법인 카드는 이미 정지됐고.
윤재경
가져가는 것. 녹음기. 카메라. 배터리 여섯. 수첩 세 권. 명함은… 명함은 두고 간다.
5 · 상자 소리
윤재경
기자증 사진이 팔 년 전 거다. 그때는 머리가 길었다.
윤재경
명함 상자를 열어봤다. 정치부 시절 것까지 넉 장이 섞여 있다. 직함이 네 번 바뀌는 동안 이름만 그대로다.
윤재경
새 신분증에는 직함이 없다고 한다. 반 번호가 있다고 한다. 사반.
4
윤재경
발령 문구를 다시 읽었다. 수집, 정리, 보존. 취재라는 말이 없다. 질문이라는 말도 없다.
윤재경
내일 아홉 시까지 보존소. 오늘은 여기까지.
(녹음 종료)

0131

○○ 시멘트 소성로
Day 35 10:00
01:05:40
파일 손상 · 복구 가능 00:00~03:11
(전화 통화음. 사무실 소음)
수집원
이번 주에 뵀으면 합니다. 목요일은 어떠십니까.
숙련자
목요일은 가마 보는 날인데. 다음 주 화요일로 합시다.
수집원
다음 주 말고 이번 주로 부탁드립니다. 금요일도 됩니다.
숙련자
뭐가 그리 급해요. 가마가 어디 도망가나.
수집원
…일정이 그렇게 잡혀 있습니다. 금요일 오전에 찾아뵙겠습니다.
숙련자
거참. 그럼 금요일 아침에 와요. 가마 데우기 전에.
수집원
감사합니다. 준비하실 건 없고, 평소에 쓰시는 수첩이나 메모가 있으면 보여주시면 됩니다.
숙련자
수첩은 무슨. 다 여기 있지. (웃음) 머리를 가져가든가.
수집원
…그래서 가는 겁니다.
숙련자
뭐라고요?
수집원
아닙니다. 금요일에 뵙겠습니다.
(통화 종료음. 복구 구간 종료)

0132

관할 등록 창구 접수부 · 발췌
Day 37 17:00
차량 등록 접수부 (발췌)
137김○○승용명의 본인자발
138박○○승합명의 법인사업장분
139오미영화물(1톤)명의 본인자발
140이○○승용명의 가족위임장 첨부
141정○○화물(2.5톤)명의 본인자발
· 당일 접수 41건. 발급 대기로 이월.

0133

승계 예정자 명단 · 사업장 게시분
Day 39 09:00
승계 예정자 명단 (1차)
아래와 같이 승계 예정자를 지정하여 게시한다. 정비1반 김하영 (대체 후보) 정비2반 이○○ (대체 후보) 운전1반 서○○ (대체 후보) 운전2반 최○○ (대체 후보) 전기반 한○○ (대체 후보) 1. 명단에 대한 이의 신청은 게시일로부터 3일 이내로 한다. 2. 승계 예정자는 현 직무와 승계 교육을 병행한다. 3. 교육 일정은 반별로 통지한다.

0134

○○ 제지 초지기
Day 40 14:00
00:52:26
파일 손상 · 복구 가능 00:00~02:02
(기계 구동음)
숙련자
아, 오셨어요. 저번에 그, 지난번에 왔다 가시고 나서 생각난 게 있어요.
수집원
네. 그것부터 말씀해 주시죠. 녹음 시작하겠습니다.
숙련자
그때 습도 얘기를 했잖아요. 근데 그게 다가 아니에요. 밤에 잠이 안 와서 생각을 해봤는데, 내가 습도계를 본 게 아니더라고.
수집원
습도계가 아니면 무엇을 보셨습니까.
숙련자
종이 소리요. 지나가는 소리. 그걸 듣고 롤을 만졌던 거야. 여름 장마철에는 말이지,
(구동음 커짐. 복구 구간 종료)

0135

후속 질문지 발송 대장
Day 40 18:00
후속 질문지 발송 대장 (1차)
발송158
회신64
반송27
미회신67
· 반송 사유: 수신인 확인 불가 27. 반송분은 명단 대조 후 재발송 보류.

0136

○○ 발전소 급수펌프동 · 상시 녹음
Day 41 10:20
(펌프동 잔향. 발소리 하나. 노트북 여는 소리)
14 · 가방 지퍼. 종이 넘기는 소리
(영상 재생음 시작. 스피커를 통한 남자 목소리)
영상
…그 다음에 여기. 이 볼트부터 잡는 거요. 순서가 있어요. 하나, 여기. 둘, 맞은편.
(재생 정지음. 발소리. 공구 소리)
(재생음. 같은 구간)
영상
…순서가 있어요. 하나, 여기. 둘, 맞은편.
(정지음)
18 · 공구 소리와 호흡
(재생음. 같은 구간 세 번째)
영상
하나, 여기. 둘, 맞은편.
(정지음. 볼트에 분필 긋는 소리)
40 · 작업음
(재생음. 다음 구간)
영상
조이는 건 반대야. 맞은편부터. 아까랑 순서가 달라요. 헷갈리면 안 돼요.
(정지음)
26 · 공구 소리. 라쳇 돌아가는 소리
(재생음. 같은 구간)
영상
헷갈리면 안 돼요.
(정지음)
9
(재생음 계속)

0137

시민 생활정보 게시판 · 저장본
Day 42 21:30
21:30
아내가 승계 명단에 올랐습니다. 저녁에 명단 사진을 보여주는데 이름 옆에 괄호가 붙어 있었습니다
21:34
저희 동생도요. 본인은 담담한데 어머니가 밤새 뒤척이셨습니다
21:38
교대가 어떻게 되는지 아시는 분 계신가요. 아내 교육이 야간이면 애들 저녁을 제가 하는 걸로 시간표를 다시 짜야 합니다
21:45
저희는 이번 주에 짜봤는데 결국 애들 숙제 봐주는 시간이 문제였습니다. 첫째한테 둘째를 부탁했습니다
21:52
명단에 오른 게 좋은 일인가요. 저희 집은 아직 그 얘기를 서로 안 꺼내고 있습니다
21:58
저도 모르겠습니다. 잘됐다고 했다가, 조심하라고 했다가, 둘 다 이상해서 그냥 저녁을 차렸습니다
22:05
명단 사진 올리는 분들 계신데 내리시는 게 좋겠습니다. 남의 이름까지 나옵니다
22:09
맞습니다. 저도 지웠습니다
22:14
승계 교육 다녀온 분 계시면 어떤지 좀 알려주세요. 아내가 내일 첫 교육입니다
22:21
첫날은 서류랑 안전 교육만 한답니다. 도시락을 싸가는 게 좋습니다. 식당이 아직 없답니다
22:29
교육 갔다 온 동생 말로는, 가르치는 분이 실물 없이 영상으로 가르친답니다. 실물은 현장 가서 본다고요
22:36
오늘 저녁에 그 얘기를 처음 꺼냈습니다. 아내가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알겠다고 했습니다. 그게 다인데 이상하게 저녁이 조용했습니다

0138

권역 기록보존소 열람실 · 상시 녹음
Day 43 14:00
(열람실. 의자 두 개 끄는 소리. 영상 재생음)
화면
…그러니까 이게, 이십 년 된 얘기인데. 그때 매뉴얼대로 하다가 케이싱을 해먹었어요. 그 뒤로 순서를 바꿨지.
화면
(다른 목소리) 바꾼 순서를 여쭙겠습니다.
화면
B쪽 배기를 먼저 열고. 그다음에… 아 이거 말로 하니까 이상하네. (웃음)
(정지음)
김하영
여기까지는 저도 몇 번 봤어요. 웃으시는 데까지. 그다음부터가 문제예요.
(재생음)
화면
우리 반에 넷이었어요.
화면
(다른 목소리, 작게) 지금은요.
화면
나요.
(정지음)
7
(재생음. 화면 속 종이 넘기는 소리)
화면
이건 말로 하기가 그런데. 저기, 저쪽 배관 밑에 있는 거.
(정지음. 다시 재생. 같은 구간)
화면
저기, 저쪽 배관 밑에 있는 거.
(정지음)
김하영
거기가 어딘지 아세요?
4
윤재경
저는 그때 반장님 얼굴만 찍었습니다.
9
김하영
…다시 한번 틀어주세요.
(재생음. 사진 촬영음 한 번)
화면
저기, 저쪽 배관 밑에 있는 거.
(정지음. 의자 소리)
김하영
손가락 방향이라도 다시 볼게요. 화면에 손은 나오니까요.
(재생음. 정지음. 종이에 적는 소리)
김하영
배관 밑. 왼쪽 아래 사십오 도. 화면 기준.
윤재경
현장 가면 그 각도가 어느 쪽인지 같이 확인해 드릴게요. 카메라가 섰던 자리를 제가 아니까요.
김하영
…그 자리가 어디였는지 기억하세요?
윤재경
그건 기억합니다. 문 옆이었어요. 콘센트 때문에.
6
김하영
그럼 됐어요. 그것도 정보네요.
(재생음 계속)
열람실 모니터의 정지 화면. 흐린 손이 화면 왼쪽 밖을 가리킨다.
면담 영상 열람 중 촬영 · Day 43

0139

○○ 열병합 터빈동
Day 44 11:00
01:18:09
파일 손상 · 복구 가능 00:00~01:47
(실내. 녹음기 조작음)
수집원
녹음 시작합니다. 오늘 자로 세 번째 방문이고요.
숙련자
앉아요. 커피는 저번처럼 블랙으로?
수집원
네. 감사합니다.
숙련자
오늘은 어디까지 얘기하면 되나.
수집원
지난번에 터빈 진동 얘기 하시다가 끝났습니다. 겨울 기동 때요.
숙련자
아, 겨울 기동. 그 얘기는 길어요. 커피 마시면서 합시다.
(컵 놓는 소리. 복구 구간 종료)

0140

후속 질문지 발송 대장
Day 46 18:00
후속 질문지 발송 대장 (2차)
발송147
회신52
반송36
미회신59
· 반송 사유: 수신인 확인 불가 36. 비고: 명단 갱신 요청 공문 발송.

0141

○○ 주물 공장
Day 47 15:00
00:44:31
파일 소실 · 복구 불가
content unavailable / metadata preserved

0142

반송 질문지 · 사본
Day 48 09:00
후속 질문지 (3차 생성분) 수취인: 조성만 발송일: Day 46 1. 이전 면담에서 말씀하시던 조임 순서의 나머지를 기록해 주십시오. 면담 기록은 "B쪽 배기를 먼저 열고"에서 중단되어 있습니다. 2. 화면에서 가리키신 배관 하부 부품의 명칭 또는 위치를 기록해 주십시오. 3. 기록되지 않은 것이 있다면 기록해 주십시오. 〔반송 도장〕 수취인 부재 · 재배달 불가

0143

○○ 발전소 급수펌프동 · 상시 녹음
Day 49 10:40
(펌프동 잔향. 발소리 하나. 영상 재생음 없음)
22 · 손이 배관을 두드리며 훑는 소리
(금속 두드리는 소리. 간격을 두고 여러 번)
(혼잣말, 작게) 여기인가.
15
(볼트 세는 소리. 하나. 둘. 셋. 넷)
(손전등 켜는 소리. 엎드리는 소리)
31 · 배관 아래를 더듬는 소리
(작은 금속음. 무언가에 닿음)
6
(사진 촬영음 두 번)
(일어나는 소리. 분필 긋는 소리)
12
(혼잣말) 아니면 저쪽인가.
(발소리. 반대편에서 두드리는 소리. 아까보다 짧게)
8
(다시 돌아오는 발소리. 분필로 동그라미 긋는 소리)
(수첩 넘기는 소리. 적는 소리)

0144

개인 음성기록
Day 50 23:20
00:04:12
파일 손상 · 복구 가능 00:00~02:04
(실내. 키보드 소리)
윤재경
(작게) 촬영분 정리. 사십일 번 폴더부터.
윤재경
면담_0422_당진. 영상. 사십칠 분. …이 파일은 어제도 열어봤다.
윤재경
화면에 나오는 것. 얼굴. 손. 책상. 종이컵. 벽시계. 화면에 안 나오는 것.
11
윤재경
사십칠 분 동안 카메라를 한 번도 안 옮겼다. 옮길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얼굴이 말을 하니까.
윤재경
오늘 낮에 펌프동에서 찍힌 사진 두 장을 받았다. 배관 밑. 분필 동그라미. 손은 안 나온다. 그 사람이 찾았는지는 사진만으로 모른다.
윤재경
촬영지침 이조 삼항. 작업 대상과 손의 위치를 우선 촬영한다. 나는 그걸 읽었다. 읽고도
(복구 구간 종료)
일러두기